▲김진학 한국공공복지연구소 소장

[광주전남뉴스/안애영 기자]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사회복지를 실천하는 원칙은 민·관 사회복지사의 협력 거버넌스가 구축되어야 한다. 하지만 민과 관의 사회복지사들이 협력한다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이런 현실 속에서 38년 동안 사회복지사로서 복지국가·복지사회·복지공동체 구축을 위해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주며 치열한 삶을 살아온 ‘김진학 한국공공복지연구소 소장’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Q. 언제 사회복지사로서의 첫발을 내딛게 됐나?
대학에서 사회복지학을 전공하고 1986년 아동 상담소에서 일하며 사회복지를 접하게 됐다. 당시에는 민간사회복지기관들이 입양기관뿐이라 공공기관인 서울아동상담소에서 근무를 했다. 1987년 사회복지 전담 공무원 1기로 합격하면서 사회복지사로서의 인생을 시작하게 됐다.

Q. 사회복지사 지위와 처우 향상을 위해 큰 노력을 해오셨는데 일하면서 어려웠던 점은?
제1기 사회복지전담공무원 공개시험에 합격하고 임명장을 받고 발령지에 왔지만 “사회복지전담공무원 이런 거 필요 없다”는 등의 말로 1주일간 발령이 미뤄지고 발령지에서도 복지업무 인수인계를 제대로 해주지 않았었다. 사회복지사가 전문직으로 인정을 받지 못하고 별정직으로 임용되고 있는 공무원 조직사회의 사회복지사에 대한 처우를 보면서, 국민의 복지를 책임지는 공무원에 사회복지사가 전문직으로 인정받기 위해 어떠한 길을 걸어가야 할 것인지에 대해 생각하게 됐다. 그래서 1989년 한국사회복지행정연구회를 창립했고, 회장으로서 1991년 한국사회복지사협회 사무실을 방문하면서 지역 내 주민들을 끊임없이 살피고 소통하며 사회복지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뛰어다녔다.

Q. 1999년 별정직 사회복지전담공무원을 사회복지직으로 전직시켜 사회복지사들이 공무원 조직에서 근무하게 만드셨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나?
공무원들이 별정직에 대한 수모와 차별이 있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더 중요한 건 공무원 조직에서 내에서 전문직으로 당당하게 근무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싶었다. 그래야 국민의 복지를 위해 책임감을 느끼고 일을 더 잘해나갈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김진학 한국공공복지연구소 소장

Q. ‘사회복지의 날’(9월 7일)이 국가가 인정하는 정부 기념일이 되는 데 큰 역할을 하신 것으로 아는데 그 과정에 대한 설명을 부탁한다.
대부분의 사람이 사회복지 문제를 나와 내 가족과는 전혀 관련이 없는 문제로 인식하고 있다는데 큰 충격을 받았다. 국민의 복지 인식을 바꾸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먼저는 사회복지에 대한 책임을 국가와 지방의 명확한 책임으로 만들고, 모든 국민이 사회복지에 대한 관심을 갖게 해 지원하도록 하고, 사회복지 분야에 종사하는 사회복지사들에 대한 사회적 전문성을 인정받게 하기 위해 1993년부터 ‘사회복지의 날’ 제정을 추진하기 시작해 보건복지부에 ‘사회복지의 날’ 제정을 건의했다. 하지만 번번이 부정적인 답변이 돌아왔다. 그러다 1999년 서울시 사회복지사협회 회장에 당선되고 국회의원 이성재 의원에게 국민기초생활보장법 제정에 대한 감사와 사회복지 전문요원들의 전직을 위해 애써준 노고에 감사패를 전달하는 자리에서 ‘사회복지의 날’ 제정을 요청했다. 이성재 의원은 적극적인 지지를 약속했고, 일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그리고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을 제정 공포한 날인 9월 7일이 사회복지의 날로 결정됐다. 올해로 제23회가 되었는데 제정 취지를 잊은 채 전국에서 행사가 이뤄지는 점은 많이 아쉽다.

Q. 사회복지 발전을 위해 필요한 부분 중 하나가 민·관 사회복지사 협력인데 이를 위해 추진해오신 일들을 소개해달라.
앞서 잠깐 언급했지만, 별정직 사회복지전담공무원을 1992년 공무원임용령을 개정 사회복지직렬을 신설해 1999년 사회복지사들이 공무원 조직에서 사회복지직으로 임용되도록 했다. 이를 통해 사회복지사 지위와 처우 향상을 높이면서 공공분야 사회복지사의 위상이 높아지게 됐다.
또, 2012년 민간분야 사회복지사의 위상을 높이기 위한 사회복지사 등의 처우 및 지위 향상을 위한 법률(약칭: 사회복지사법 )이 시행되어 제3조(사회복지사 등의 처우 개선과 신분보장)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사회복지사 등의 보수가 사회복지전담공무원의 보수수준에 도달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는 조항을 통해 민간사회복지사의 처우와 지위 향상에 함께했다.
이 밖에도, 민간사회복지사들이 매우 부담스러워하던 종합사회복지관 운영법인 20% 자부담 제도 폐지를 위해 앞장서 2004년 폐지시키는데 성공했다.
사회복지사의 지위와 처우 개선에는 민·관 사회복지사를 구분 짓는 것이 아닌 민·관 사회복지사가 협력해 하나가 되게 만드는 역할이 중요하다.

Q. 한국사회복지협회 제22대 회장 후보 출마를 준비 중이신데 한 말씀 하신다면?
사회복지사 동료들, 동지들끼리 진영으로 나누고, 민관으로 구분하고, 직종으로 분열하고, 지역으로 편 가르고, 학연으로 쪼개지는 것은 안된다. 진영통합, 민관협력, 직종단결, 지역탈피, 학연 극복을 이루어 국민의 복지를 책임진 전문직으로 국가로부터 인정받고 국민에게 존중받는 영광스러운 사회복지사, 자랑스러운 사회복지사로서 사회복지사는 하나다. 위대한 한국사회복지사협회 시대를 모든 사회복지사와 함께 열어가길 진정으로 소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