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2심에서도 '수사하다 파손한 中 도자기'... "군과 국가가 배상해야"

문화
법원, 2심에서도 '수사하다 파손한 中 도자기'... "군과 국가가 배상해야"
중국황실도자기 4천여점 가짜 논란에 종지부 찍어

  • 입력 : 2022. 06.16(목) 20:53
  • 임명순 기자
[광주전남뉴스/임명순 기자] 고흥경찰의 한 수사관이 수사과정에서 실수로 파손한 도자기 손해배상 소송 사건과 관련해 한국고문화전승진흥원 민종기 원장이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국가와 고흥군이 모두 패소했다.

광주고등법원 제2민사부(재판장 최인규)는 중국 황실 도자기 파손 손해배상과 관련해 원고와 피고 모두의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인 1심과 같은 판결을 인용했다.

판결은 1.2심 모두 국가가 원고인 민종기(한국고문화전승진흥원장)씨에게 도자기 가액의 일부인 2000만원을 배상해야 한다는 판결이어서 고흥군에 기탁한 민종기씨의 중국황실도자기 4천여점은 가짜 논란에서 벗어나게 되는 시발점으로 보인다.

하지만 고흥경찰서가 민요 도자기 판매상들의 주장만 듣고 무리한 수사를 해 파손까지 일으켜 국가가 배상해야 하는 수사기관의 ‘굴욕사건’으로 남게 됐다.

당초 이 사건은 민종기씨가 고흥군 ‘덤벙분청문화관’에 위탁 전시될 ‘중국고대도자기’ 약 4천여점 가운데 하나였다. 그런데 고흥 경찰은 세간에 돌고 있는 진품여부를 판단한다며 민씨가 기탁한 도자기 전체를 압수해 전방위적으로 강제수사를 벌여왔지만 정작 가짜 도자기를 찾아내지 못했다.

이에 기탁자인 민씨가 ‘압수물환부청구준항고’로 제소를 하자 법원은 수차례의 공개심리를 통해 범죄정황이 아무것도 소명되지 아니한 상태에서 박물관 소장유물을 강제 압수하느냐는 지적을 받았다.

이에 경찰은 10개월 동안 압수하고 있던 중국도자기 4.000여점을 계획대로 전시할 수 있도록 고흥군에 모두 반환하자 고흥군은 수장고에 보관해 왔었다.

고흥경찰은 자진 환부한 이후에 또다시 가짜도자기를 찾아내겠다며 군 수장고에 들어가 유물을 조사하면서 중국 황실도자기인 ‘명대청화오채영회집호’를 파손시킨 사건이다.

한편 감정가 7억여원의 도자기 파손 손해배상과 관련해 1심인 광주지법 제14민사부(부장판사 이기리)는 이사건 주문에서 피고 고흥군과 대한민국정부는 공동으로 원고인 민종기씨에게 20,000,000원과 이에 대하여 2019. 8. 7일부터 2020. 5. 7일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날까지는 연 12%의 이자 비율로 각각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2심 재판부 역시도 1심을 인용하면서 원고와 피고 항소를 모두 기각하고 소송비용도 각자가 부담하라며 항소심을 종결했다.

항소심 재판부의 이날 판결은 개인과 국가간의 소송에서 개인의 손을 들어준 판결이지만 그동안 끊임없이 제기되어 왔던 ‘중국황실도자기’ 진위여부에 국가가 한 걸음 더 들어간 재판결과라는 측면에서 매우 의미있는 판결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임명순 기자 insgood@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