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헌식 국민의 힘 광주 서구을 위원장

[광주전남뉴스] 국민통합 문제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결정하는 담론이 된지 오래다. 촛불혁명으로 탄생한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면서도 ‘분열과 갈등의 정치를 바꾸겠다’며 국민통합을 강조했지만 지지층만을 옹호하는 갈라치기 정치를 통해 성별·세대간·지역간 갈등을 더욱 고착화 하였다.

(사)국민통합 조동희 회장은 모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우리 나라 연간 갈등 비용이 약 150조원에서 200조 정도 들어가는 심각한 상태라며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는 대한민국의 미래가 없다”고 국민통합을 강조하기도 했다.

미래 대한민국을 담보할 중요 담론에 겉으로는 통합을 주창하면서도 갈등을 부추키고 이용하는 형태는 정권연장을 위한 수단과 도구로 활용하고 있다고 밖에 볼 수 없다.

지난 제 20대 대선 과정에서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는 “정치적 이익을 위해 국민을 편가르기 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 사이에 존재하는 이견을 인정하는 전제 위에서 그 이견을 조정하는 대통령이 되겠다. 그리고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새로운 대안으로 더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내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약속했다.

그리고 대한민국 제 20대 대통령으로 당선되었다. 새로운 대통령, 차기의 정부가 국민통합이라는 담론을 완성해가기 위해서는 국민 모두의 이해와 협조를 필요로 한다. 국민통합을 이루기 위해서 성별·세대간의 갈등, 지역간 갈등이 심화된 이기적인 지역감정 등을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하지만 ‘호남의 지역정서’라는 측면에서 생각해 보고자 한다. 그 이유는 한국 사회가 만들어 놓은 지역 갈등의 모순이 호남지역에 집약되어 있기 때문이다.

개별 지역의 불균등한 발전, 이촌향도라고 불리는 대규모 인구이동과 이주민의 도시 하층민으로 정착, 지역내 패권적 지위를 형성하는 정당의 출현 등 양적·질적으로 가장 강도 높게 경험했던 곳이 바로 호남이다.

1960년대 이후 진핸된 호남인의 대규모 이주민들은 학력이 낮고, 기술도 없으며, 인적인 네트워크도 형성할 수 없어 자연스럽게 하층 노동자 또는 빈민 집단을 이루었다. 생존 과정에서도 그 지역 토착민들과 경쟁하는 구도 속에서 ‘전라도 출신’이라는 낙인찍기의 대상이 되었다.

또한 호남이라는 지역이 가진 특수성을 이해하려는 태도가 중요하다고 본다. 호남은 불균등 발전의 희생양이었다. 산업화라는 열차에 탑승하지 못하고 차별과 모멸을 받고 거대한 국가 폭력에서 집단 학살의 대상이 되는 과정은 사화가 안고 있는 어둠을 한 지역에 몰아넣는 것이나 다름 없었다고 본다.

1980년 5.18은 광주를 중심으로 한 전라도 거주민들, 그리고 전라도에서 타 지역으로 이주한 사람들에게 격렬하고 각별한 경험과 정체성의 각인을 이끌어 내는 계기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가뜩이나 경제 발전에 소외되고 갖가지 차별을 겪어야 했던 호남 사람들에게 5.18은 자신들이 평소에 가지고 있는 감정을 확인하는 역사의 시간이었다. 이로 인해 1987년 제 6공화국 출범 이후 민주당을 지지하는 정체성의 핵심이 되고 나아가 민주당이 지역 패권정당으로서 행정권력까지도 장악하는 구도를 만들었다. 민주당이라는 패권정당의 출현은 구조적으로 많은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다.

2021년 6월 광주광역시 학동 재개발 현장의 붕괴사고, 2022년 1월 화정동 아이파크 신축 공사장 붕괴사건은 지역에 깊이 자리잡은 부패구조를 여실이 보여주고 있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지난 대선 국면에서 20대 남성의 ‘국민의힘’ 지지율이 민주당을 앞선다는 결과를 여론조사를 통해 지속적으로 보여주었다. ‘국민의힘’이 약속한 ‘복합쇼핑몰을 광주에 유치하겠다’는 공약에 대해서도 광주시민들의 지지와 강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현재 민주당이라는 지역 기반 정당이 유지되는 것은 정당과 지역민과의 강한 일체감이 아니라 정당이 지역 사회 전반에 촘촘히 뿌리를 내리고 지역민들의 이해관계를 조율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본다. 이런 모습은 호남에도 국민통합 완성이라는 대명제에도 득이 될 수 없다.

특정 정당 독점의 틀을 부수고 국민통합이라는 거대 담론에 호남이 중심이 되는 호남인의 지혜와 기상이 필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