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영학 전 대통령실 행정관이 16일 여수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여수시장 출마를 공식 선언하고 있다.(사진=본인 제공)

[광주전남뉴스/정처칠 기자] 여수시청과 여성가족부, 대통령실 등에서 근무하며 중앙행정과 국가 경영에 참여해 온 서영학 전 대통령비서실 행정관이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수시장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서 전 행정관은 16일 오전 여수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떠나 보내는 여수에서, 내가 살고 싶은 여수를 만들겠다는 다짐으로 이 자리에 섰다”며 “오늘보다 강한 여수, 세계 1% 도시로”라는 비전을 제시했다.

그는 대통령실에서 쌓은 행정 경험과 정책 네트워크를 강점으로 내세우며 “중앙정부와의 강력한 협력 채널을 바탕으로 여수의 미래를 책임 있게 이끌고 싶다”고 밝혔다.

서 전 행정관은 여수의 현실에 대해 “5년 전 고향으로 돌아와 마주한 상황은 20년 전 우려했던 문제에서 크게 달라지지 않았고, 오히려 악화됐다”고 진단했다. 그는 석유화학 산업 이후를 대비한 준비가 부족한 상황에서 2026년 울산 샤힌 프로젝트 시험 가동이 여수 석유화학 산업의 경쟁력에 직격탄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1998년 3려 통합 이후 여수 인구가 약 7만 명 감소했고, 청년 인구 유출과 함께 기관과 방송국마저 여수를 떠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관광객 감소와 높은 물가·숙박료 문제도 현안으로 언급했다.

서 전 행정관은 이러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는 1970년대생 세대교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여수의 미래 전략으로 해양자원을 지속 가능하게 활용하는 ‘블루 이코노미’를 제시하며, 이를 기반으로 여수를 세계 1% 도시로 도약시키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쇠퇴한 스페인 빌바오를 되살린 구겐하임 미술관 사례를 들며, 가막만 하수종말처리장 이전 부지에 구겐하임 미술관 유치를 추진하고 국립현대미술관 분관과 한국종합예술학교 남부분원 유치도 함께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또 순천~여수 고속도로 건설을 통한 접근성 개선, 과학예술영재고 신설, 도서관을 시민 문화공간으로 확장하는 ‘도서관 도시’ 구상 등을 제시했다. 산업 분야에서는 석유화학 산업의 탈탄소 고부가가치화와 고흥 우주항공 산업과 연계한 드론·방산 소부장 기업 유치, ‘여수펀드’ 조성을 통한 청년 창업과 미래 산업 육성을 약속했다.

교통·의료 인프라 확충 방안으로는 여수공항 국제선 확대와 KTX 고속화 조기 추진, 국립해양경찰병원과 국립재활원 남부분원 유치를 제시했다. 특히 국립재활원 남부분원에 화상 전문 진료 기능을 도입해 응급 화상환자의 타 지역 이송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관광 정책에 대해서는 시민 삶의 질을 중심에 둔 ‘시민이 행복한 관광’으로 전환하고, 노르웨이 베르겐을 모델로 전통 어업과 해양 레저가 공존하는 생활 밀착형 해양 문화 도시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간부회의 생중계 등 시정 투명성 강화와 연공서열을 탈피한 성과 중심 인사 시스템 도입을 통해 공직 사회 혁신을 이루겠다고 약속했다.

서 전 행정관은 “대통령실에서 익힌 정책 결정과 예산 편성, 부처 간 협의 경험을 오직 여수만을 위해 쓰겠다”며 “절망에 익숙해지는 도시가 아니라, 용기 있는 시민에게 기회가 되는 여수를 함께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