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거짓말 광주전남뉴스 정기연 논설위원 jky5320@hanmail.net

2023년 12월 19일(화) 18:13

▲광주전남뉴스 정기연 논설위원

[광주전남뉴스] 우리가 하는 말에는 사실을 거짓 없이 진실하게 말해야 한다. 거짓말을 해서 상대에게 피해를 주고 본인도 신용이 떨어지는 말을 해서는 안 된다. 초등학교 도덕 교과서에 나무꾼과 토끼 이야기가 있다. 나무꾼이 산에서 나무를 하고 있는데 토끼가 나타나 살려 달라며 나뭇짐으로 들어갔다. 나무꾼은 토끼가 안 보이게 잘 숨겨 주었다. 잠시 후 사냥꾼이 나타나 “방금 이곳으로 토끼가 뛰어들었는데 어디로 갔습니까?“ 사냥꾼은 “토끼가 저쪽 소나무 있는 언덕으로 달아났습니다, 빨리 가 보십시오”라고 말했다. 사냥꾼은 나무꾼의 말을 믿고 소나무 언덕으로 사라졌으며 나무꾼은 토끼를 나뭇짐에서 나오게 하여 위기에서 토끼를 구해주었다는 이야기다.

여기에서 나무꾼은 사냥꾼에게 거짓말을 했으며 사냥꾼은 나무꾼의 말을 믿고 행동을 한 것이다. 따라서 사냥꾼은 나무꾼의 거짓말 때문에 토끼를 못 잡는 실패를 한 것이다. 여기에서 학생들은 거짓말에 관해 토론하게 되며 나무꾼의 판단이 옳다고 생각한다며 거짓말을 해서는 안 되지만,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생명을 구하는 일이라면 거짓말을 해서라도 생명을 구해야 한다고 말한다.

거짓말에는 색깔이 있는데 남에게 피해를 주고 약속을 지키지 않는 거짓말을 빨간 거짓말이라 하며,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돕기 위해서 하는 거짓말을 하얀 거짓말이라 한다. 우리가 일상생활을 하는데 거짓말을 해서는 안 되지만, 하얀 거짓말은 때에 따라서 해서 남을 도와야 한다.

의학계에서 전해오는 '플라시보 효과 '는 가짜 약을 진짜 약이라고 속여 투약해도 약효가 있다는 심리적 호전 현상을 말한다. 대표적인 선한 거짓말이며, 하얀 거짓말이다. 살날이 얼마 남지 않은 사람에게 증세를 사실대로 말하면 그 환자는 희망을 잃어버릴 것이다. 우리가 어린 시절에 읽었던‘마지막 잎새‘에서 '존시'에게 희망을 주기 위해 '베어만' 할아버지는 마지막 잎새를 그려 놓았다. 이것 역시 선의의 하얀 거짓말이다.

새빨간 거짓말은 나쁜 마음을 가지고 나쁜 의도로 하는 진짜 거짓말이고, 하얀 거짓말은 사람을 사랑하는 마음에서 사람에게 희망과 위안을 주기 위한 선한 거짓말이다. 우리 사회에 만연되어 있는 내로남불, 네 탓, 가짜뉴스, 통계 조작, 선거 조작, 왕따, 이지메 등에 동원되는 악의적인 거짓말은 새빨간 거짓말이고, 개그맨이××처럼 입만 열면 말버릇처럼 '사랑해…!'를 연발하는 뻔한 거짓말은 하얀 거짓말이다.

우리 주변에서 하얀 거짓말이 참 많다. 간호사가 자주 하는 "이 주사 하나도 안 아파요.", 예식장 사진사가 말하는 "지금까지 제가 본 신부 중에 제일 예뻐요." 중국집 사장님이 말하는 "예, 지금 바로 출발합니다" 등이다. 가끔은 악의에 찬 진실보다도 사람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마음이 깃든 선의의 거짓말이 필요할 때도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사랑이 깃든 말, 아름다운 말은 하는 사람도, 말을 듣는 사람도 행복하게 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겠다. 그래서 하얀 거짓말은 삶의 윤활유이다. 새빨간 거짓말은 비난받아야 마땅하지만, 하얀 거짓말은 권장한다. 그래야 우리 사회가 좀 더 여유롭고 행복한 사회가 될 것이다. 오늘도 '사랑해!'라는 하얀 거짓말로 하루를 시작해 보자.

양치기 소년의 늑대가 왔다는 거짓말은 이것에 속은 마을 사람들이 진짜로 늑대가 왔을 때 ”늑대가 왔어요“ 했지만 오지 않았다는 이야기는 거짓말을 하면 신용을 잃게 되며 우리가 일상생활을 하는 데 교훈이 된다. 그러므로 거짓말을 해서 신용을 잃게 되는 거짓말은 해서는 안 된다. 마음속에 품은 생각이 말과 행동으로 표현된다. 악한 맘을 품고 있으면 빨간 거짓말이 나오며 남을 돕겠다는 사랑의 선한 마음을 품고 있으면 선한 말과 행동을 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