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최대 규모로 돌아온 ‘광주프린지페스티벌’ 임명순 기자 insgood@hanmail.net

2023년 10월 16일(월) 19:08

▲기역시옷의 ‘경사’ 공연 일부(사진제공=광주문화재단)

[광주전남뉴스/임명순 기자] 지역 대표 거리예술축제인 ‘2023 광주프린지페스티벌’이 아시아 최대 규모로 돌아온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19로 중단됐던 해외 작품 초청도 3년만에 재개되면서 국제거리예술축제로의 위상을 다시 한번 선보일 예정이다.

16일 광주문화재단에 따르면 ‘2023 광주프린지페스티벌(이하 프린지)’이 오는 20일부터 22일까지 사흘간 5·18민주광장과 금남로, 예술의 거리 일대에서 펼쳐진다.

올해로 8회째를 맞은 프린지는 ‘거리예술, 꿈같은 일탈’을 주제로 시민을 맞이한다. 특히 코로나로 인해 분산 개최됐던 예년과 달리 이번 행사는 5·18민주광장을 중심으로 금남로와 예술의 거리를 거리예술축제에서만 만날 수 있는 볼거리들로 가득 채울 예정이다.

이를 위해 예술과 대중성으로 국제적 명성을 얻은 국내외 9개국 35개팀이 이동형 거리극·서커스·거리춤·대지예술 퍼포먼스 등 다양한 장르의 공연을 선보인다. 해외 초청작 8편, 국내 우수초청작 11편, 공모 선정작 14편, 지역 시민들과 함께 만드는 기획 제작 작품 2편과 아시아 거리예술 전문가 네트워크 프로그램이 펼쳐질 계획이다.

특히 참여 작품들은 고독·갈등·청년·역사·기후위기 등 동시대의 사회적 이슈에 대한 물음을 던지는 동시에 거리예술을 통해 시대-세대-환경과의 ‘회복과 화해’ 메시지도 전달한다.

▲프랑스 극단 하하울립의 ‘한밤에 찾아온 손님’

◇3년 만의 해외작 대거 초청
올해 프린지에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 3년 만에 해외초청작들이 대거 참여할 예정이어서 관심이 집중된다. 프랑스·스페인·중국·대만·필리핀·말레이시아 등 9개국 예술가 8개의 작품이 화려한 볼거리를 선사할 예정이다.

프랑스 거리극 단체 ‘하하울립(RARA WOULIB)’은 지역 아무르합창단과 협업해 ‘한밤에 찾아온 손님(DEBLOZAY)’을 아시아 최초로 선보인다. 이 작품은 ‘죽은 자와 함께 춤을 추는 컨셉’으로, 배우와 관객이 함께 도시를 거닐며, 우리가 잊었던 장소를 다시 발견하고 보지 않았던 것에게 빛을 비추는 대규모 이동형 거리극이다. 프랑스 극단 땅과 하늘사이의 ‘비상(ENVOL)’은 무용수가 둥근 원을 그리며 춤을 추면서 불의 씨를 뿌리는 파이어 댄스 거리극이다.

▲중국 잉 무용단의 ‘영감

중국 잉 무용단의 ‘영감( Afflatus)’은 10미터×10미터 규모의 흙을 활용한 대규모 대지예술 퍼포먼스를, 대만 0471 아크로 신체무용단은 고난이도의 아크로바틱 ‘듀오 DUO’를 선보인다.

이외에도 스페인 극단 엘레는 마리오네트 인형극 ‘룰렛(Roulettes)’을, 말레이시아 ASK무용단은 컨템포러리 무용극 ‘다양한 층위(Eclectic Shift)’를 통해 시민의 눈길을 사로잡을 예정이다.

▲봉앤줄의 ‘잇츠굿’

◇거리예술 흐름 조망 국내작 ‘기대’
국내 참여작으로는 공모전을 통해 14개 선정작과 서커스·그림자극·오디오 씨어터 등 최신 거리예술의 흐름을 조망할 수 있는 11팀의 국내 우수초청작이 있다.

유럽 최대규모 거리예술축제인 ‘샬롱 거리극축제(CHALON DANS LA RUE)’에 공식 초청된 현대 서커스 단체 ‘포스’를 비롯해 ‘육십사줄’, ‘코드세시’, ‘기역시옷’, ‘공연창작집단 사람’ 등 국내를 대표하는 거리예술단체들이 줄타기와 다양한 구조물을 이용해 아찔하고 흥미로운 서커스극을 보여줄 예정이다.

▲현대 서커스 단체 ‘포스’의 통제

‘비주얼 씨어터 꽃’은 관객들이 노숙자의 일상을 따라다니는 ‘돌, 구르다’를 통해 사회적 메시지를 전달한다. 이밖에도 프로젝트 외(WAE)의 ‘나도 이민자다’, 아프라카 타악그룹 아냐포의 ‘모두의 광장 BARA’, 창작극단 분홍양말의 ‘낭만유랑극단’, 프로젝트 통의 ‘기사들’ 등이 관객을 기다린다.

초청작으로는 생소하고 다양한 장르의 공연들이 찾아온다.

231과 서남재의 ‘혼둘혼둘’ (사진제공=서울문화재단)

기후위기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을 통해 질문을 던지는 우주마인드프로젝트의 ‘수상한 나라의 엘니뇨’를 비롯해 ▲231과 서남재의 ‘혼둘혼둘’ ▲브레이크 댄스를 기반으로 공간의 의미와 타인과의 관계를 표현하는 엠비크루의 ‘마당-인터렉션’ ▲보행자들 사이의 익숙한 공간을 놀이터 삼아 놀아보는 리타이틀의 ‘공간의 목적’ 등이다.

▲비주얼씨어터 꽃의 ‘돌,구르다’

◇차별화 프로그램 ‘다양’
시민 참여 작품, 지역 맞춤형 공연 등 프린지에서 만나볼 수 있는 프로그램도 다양한다.

2023프린지 기획·제작 작품 ‘팔순 잔치 가는 길’은 높이 7m에 이르는 거대 인형을 중심으로 한 이동형 거리극이다. 한 어머니가 팔순 잔치에 가는 길에 지난 80년 동안의 생애를 회상하는 과정을 통해 우리 현대사를 돌아보는 내용으로, 호남대학교 등 지역 학생과 예술가들이 함께 참여한다. 임수택 2023 광주프린지페스티벌 예술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시민이 제작 참여한 무용 ‘버려진 어제’도 있다. 프레젠트 무용단과 시민 20명이 인류가 직면한 환경문제를 거리 안무로 표현하면서 무분별한 소비와 환경에 대한 주제 의식을 전달할 예정이다.

광주에서만 볼 수 있는 지역 맞춤형 공연도 선보인다.

다국적 협업 단체 페이크 뉴스의 ‘마피코(MAPHIKO)’와 광주 예술단체인 청년 예술창작그룹 모이즈의 ‘콘크리트 보이스 1 : 천변우로 415’이다.

작품 ‘마피코’는 한국과 말레이시아, 필리핀을 통합한 연대국가인 ‘마피코’의 장을 선출하기 위한 토론회 형식의 거리공연이다.

작품 ‘콘크리트 보이스 1 : 천변우로 415’는 장소이동형 오디오 씨어터 공연으로 전일빌딩245를 시작으로 금남지하상가-충장우체국-옛 적십자병원 등으로 이동하면서 오래된 콘크리트의 목소리를 통해 80년 5월의 기억을 되새긴다.

▲대만 0471 아크로 신체무용단은 고난이도의 아크로바틱 ‘듀오 DUO’

지역 예술가와의 동반 성장을 꿈꾸는 ‘아시아 거리예술 전문가 네트워크 프로그램’도 있다. ‘거리예술’을 매개로 아시아의 전문가들을 광주로 모으고, 공연과 인적 교류의 기반을 마련해 프린지와 지역, 한국 거리예술의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기획됐다. 21일과 22일 전일빌딩245와 국제교류센터에서 국내·외 예술축제 전문가와 종사자, 관련 학과 학생와 연구자를 대상으로 공개 포럼과 라운드테이블을 가질 예정이다.

한편, ‘2023 광주프린지페스티벌’은 시민 누구나 무료로 관람할 수 있고, 일부 공연은 사전 예약을 통해 만나볼 수 있다. 행사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광주프린지페스티벌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행사 기간 동안 전일빌딩 245부터 금남로 공원까지 도로가 통제되며, 폭우 등으로 일부 공연이 취소될 수 있다.